타격만 집중한 ‘야구 천재’는 이렇게 무섭다···타자로만 뛰는 올해, 오타니는 ‘지명타자 MVP’의 벽을 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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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하는 오타니 쇼헤이. 로스앤젤레스 | AP연합뉴스

타율 0.364, 10홈런. 여기에 안타(52), 2루타(14개), 장타율(0.685), OPS(출루율+장타율·1.111), 장타(25개), 총루타(98)까지.

6일까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들이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아 이번 시즌 투수로는 휴업하고 수비 부담없는 지명타자로 온전히 타격에만 집중하고 있는 그가 얼마나 무서운 타자인지를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제대로 실감하고 있다.

6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은 오타니의 위력을 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 이날 오타니는 4타수4안타에 홈런 2개로 3타점 2득점을 올리며 다저스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의 백미는 오타니가 두 번째 홈런을 때려냈던 8회말 마지막 타석이었다. 애틀랜타의 왼손 불펜 투수 A.J. 민터의 초구 한복판에 몰린 93.8마일(약 151㎞) 패스트볼을 공략해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464피트(약 141.4m)짜리 대형 솔로홈런을 쳤다. MLB닷컴에 따르면 이 홈런의 비거리는 지난달 2일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로 473피트(약 144.2m)를 기록한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에 이은 이번 시즌 2위에 해당한다.

시즌 초반 무키 베츠에 집중돼 있던 포커스는 어느덧 오타니로 옮겨왔다. 오타니는 팀의 시즌 첫 35경기에서 25개의 장타를 때렸는데, 이는 1901년 이후 다저스 선수로써는 최초의 기록이다.

오타니가 더 기대가 되는 것은, 오타니가 달아오르는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오타니 쇼헤이. 로스앤젤레스 |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오타니가 가장 강했던 달은 여름의 초입인 6월이었다. 오타니의 통산 6월 성적은 타율 0.336, OPS 1.194, 43홈런 91타점이다. 타율, OPS, 홈런, 타점 모두 6월이 가장 좋았다. 이후 7월에는 타율이 0.249로 뚝 떨어졌지만, 홈런은 31개로 6월 다음으로 많았다. 그리고 8월에도 28개를 날렸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커리어의 대부분을 투타겸업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타자로만, 그것도 수비부담없이 나선다. 이전과는 달리 타격 성적이 상상하지 못할 수준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오타니는 올해 또다른 ‘벽’에 도전하고 있다. 역대 최초의 ‘지명타자 MVP’ 수상이다. 그동안 지명타자는 아무리 좋은 성적을 내도 MVP 투표에서는 홀대를 받아왔다. 야수들에 비해 ‘수비 공헌도’가 낮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된 1973년 이후, 지명타자가 MVP 투표에서 기록한 가장 높은 순위는 폴 몰리터(1993년), 프랭크 토마스(2000년)), 데이빗 오티스(2005년)의 2위다.

물론 오타니는 2021년과 지난해 지명타자로 MVP를 받긴 했다. 하지만 이는 타자뿐 아니라 투수로써도 대단히 좋은 성적을 내 투타 모두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는 의미가 더 컸다. 만약 지명타자로만 나섰다면, 적어도 2021년 아메리칸리그 MVP는 오타니가 아닌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가 받았을 확률이 크다.

지명타자로 MVP를 받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압도적인’ 성적을 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오타니의 시즌 초반 페이스는 ‘지명타자 MVP’를 기대해보기에 충분하다. 물론 여전히 넘어야 할 산들이 많지만, 그럼에도 이를 기대하는 이유는 그가 오타니이기 때문이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하는 오타니 쇼헤이. 로스앤젤레스 | AFP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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