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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산하기관 사내 성폭력, 간부가 대다수...은폐 의혹도

최고사기꾼 2017-11-22 (수) 17:30 조회 : 559 추천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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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산하기관 사내 성폭력, 간부가 대다수...은폐 의혹도
김원진 기자 [email protected]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을 막론하고 직장 내 성희롱과 성폭력이 끊이지 않아 국민의 우려가 매우 크다. 공공기관의 경우 기관장들 인식전환과 더욱 엄정한 조치들이 필요하다. 앞으로 그 점에도 기관장이나 부서장 책임을 물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직장 내 성폭력 문제를 거론하며 근절 의지를 밝혔다. 최근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국토정보공사(LX)와 한샘에서 직장 내 성폭력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직장 내 성희롱 감봉·정직이 대부분, 간부급에 쏠려

경향신문이 22일 입수한 ‘국토부와 국토부 산하 공기업·공공기관·준정부기관 2012~2017년 성비위 징계 내역·징계위 내역 및 회의록’을 보면 국토부 산하 기관에서 지난 6년간 사내외 성비위로 징계받은 직원은 총 44명이다. 특히 이 가운데 직장 내 성범죄는 전체 30건 중 18건(60%)이 3급 이상 간부가 일으켰다.

정부부처 산하 기관에서는 자체적으로 징계위원회나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징계 수위는 경징계(감봉·견책)와 중징계(파면·해임·정직)으로 나뉜다. 국토부 산하 기관의 직장 내 성범죄 처벌은 대부분 감봉(경징계)이나 정직(중징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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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징계는 ‘0’인 기관, 직장 내 성범죄 은폐 의혹도

지난 6년간 성비위 징계가 한 건도 없다고 밝힌 국토부 산하 공기업·공공기관은 모두 11곳으로 국토지리정보원, 주택도시보증공사, 코레일네트웍스, 한국감정원, 주택관리공단, 코레일관광개발, 코레일유통, 한국시설안전공단, 철도시설공단,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성비위 징계가 없다고 밝힌 기관 중에서 사내 성폭력 은폐 의혹이 제기된 기관들이 있다.

철도시설공단은 공식 집계된 성비위 징계는 ‘0’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초 본사에 근무하던 고위 간부 ㄴ씨의 사내 성희롱 문제가 불거진 사실이 확인됐다. ㄴ씨는 지역본부로 발령받았다 지난해 12월 다시 본사로 인사발령을 받았다. 이같은 인사발령에 직원들이 반발하며 추가 피해 사례를 사측에 알렸고, 철도공단은 ㄴ씨의 사표를 수리하는 선에서 사안을 마무리지었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개인에게는 사표 수리도 큰 징계다. 당사자는 명예퇴직을 신청했지만 사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철도공단은 취재가 들어가자 제보자 색출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관광개발도 공식적으로 집계된 성비위 징계건은 없었지만 고위 간부 ㄷ씨가 KTX 여승무원을 성희롱을 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ㄷ씨가 여승무원에게 저녁에 시간 있느냐고 물어본 뒤 구체적 일정을 알려주지 않은 채 ‘드레스코드는 머리에 빨간색 리본 클수록 GOOD’ ‘음 이건 비밀로 했음 함, 이유는 나중에 알게 됨’이라고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도 공개된 바 있다.

올해 1월에는 ㄷ씨가 사전 공지 없이 여자화장실에 들어간 사실도 드러났다. 사측 고충처리심의위원회는 지난 4월 “성적수치심을 느낄만한 소지는 있으나 명절연휴에 미화원들이 휴무하는 특수한 상황이 있었다”며 “성희롱에는 해당하지는 않으나 향후 유사사례 재발방지를 위한 지침 마련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KTX 여승무원들이 직장 내 성희롱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코레일관광개발 측은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여성가족부를 통해 이미 성희롱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은 사안”이라며 “여러 이야기는 많지만 정작 피해 당사자들이 나서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직장 내 성범죄 전문 인력 필요, 직장 문화도 확 바꿔야”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통계가 보여주지 못하는 여성들의 피해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철도공단과 코레일관광개발처럼 공식 징계 절차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직장 내 성폭력 의혹 사례는 추가적으로 더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성폭력상담소는 판단했다.

이 소장은 “회식을 비롯해 직장 문화를 확 바꾸지 않으면 언제든지 직장 내 성범죄는 발생할 수 있다”며 “성범죄를 전문적으로 해결하고 피해 여성을 상담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22일 산하 기관인 한국국토정보공사의 성추문 재발방지를 위한 종합대책을 추진하는 테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TF에서 징계양정기준 강화, 신고·조사·징계단계별 외부전문가 참여 확대, 비위사실을 제보할 수 있는 온라인·비공개 핫라인 신설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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