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이고 날도 좋고 해서 시외 지역에 산책 삼아서 다녀올까 하여
시외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직행은 아닌지라 꽤 여러군데 찍고 가서 한참을 가더라구요.
저는 뒤쪽에 앉았었는데, 여러 사람들이 내렸다 탓다 하였습니다.
그러다 문제의 아저씨(한 60대)를 만나게 되었는데 맨 뒷자리 중간에 착석하더니만,
그때부터 유튭인가 뭔가를 큰소리로 틀어놓네요. ㅋㅋㅋ
처음엔 좀 있다 멈추겠지 싶었는데, 한참을 가도 안 멈춰요 ㅋㅋ
내용도 당연하게도(??) 정치내용 누가 뭘했니 절했니 하면서...
아 듣기도 싫은걸 내내 틀어놓네요.
보통은 기사분께서 손을 써주셔야 하는데, 아무런 제스춰가 없어서
저를 비롯해 상대적으로 뒤에 있으신 분들이 한참을 고통 당했었습니다.
참다 못해 제가 직접 뒤롤 보고 "선생님 음량 좀 줄입시다!"라고 질렀습니다.
지난번에도 언급했다시피 저는 삶다 만 갑오징어처럼 생겼는지라
갑오징어가 말을 다하네 싶어서 깜작 놀라신듯. 어버버 하시면서 소리를 끄더라구요.
그래서 평온을 얻게 되었습니다.
잠시 후 모 정차지역에 다달았을 때 마침 저는 눈을 부비적거린다고
손에 쥐고 있던 카드지갑을 제 옆좌석에 올려두고 왼손엔 안경을 들고 오른손으로는
부비적대고 있었습니다.
근데 그 순간 손하나가 쑥 나오더니 카드지갑을 훽 채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 이게 뭐야 싶어서 정신차리니 아까 제가 뭐라했던 그 선생님이 후다닥 뛰쳐나가시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차는 출발하려고 하고 있고 저는 그 동네가 어딘지도 모르는데, 기사님께 지갑 도둑맞았으니 양해를 구하고 하차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휴대폰은 무사하고 카드지갑엔 현금은 없으며, 체크 카드 한장과 민증 하나 있었는데, 어처구니 없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
차 내리자 마자 바로 112에 콜
상황 설명 하고, 현재 위치 지도에 찍어서 어디라고 알려주니깐 몇 분있다가 그 근방에 파출소에 근무하시는 분들과 만날 수 있었고,
인상착의 말씀드렸고, 동네가 좁아서인지 몇분 안되서 그 선생님도 찾을 수 있었죠.
일단 소에 가서 왜 그러셨냐 여쭈니깐 순간 우발적으로 그랬다고 하셨고, 저도 (시간 날린거 말고는) 손해본건 딱히 없고,
해서 처벌은 원치 않는다고 말씀드리니까 나중에 필요하면 연락할테니 연락처만 주고 그만 가도 좋다고 해서 나왔습니다.
카드캡처 그 선생님은 더 조사받으실게 있을듯 합니다.
아마 제가 괴씸해 보였나봐요 ㅋㅋ
살다보니 뭔 이런 일도 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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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도 아니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많은 분들께서 관심가져주셨네요.
추천해주시고 댓글달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왜 처벌 철회했냐고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저도 정의롭지 못하고 영악하고 나약한 인간입니다.
그 당시 파출소 안에 분위기가 어땟냐면...
파출소 근무하시는 경찰분들과 그 카드캡처님께서 안면이 있는듯 한게
카드캡처 선생님은 그 동네 혹은 옆동네 분이신듯 합니다.
그 카드캡처님은 한술 하신듯 하구요. ㅋㅋㅋ
동네도 쬐끄만하고 얼핏봐도 으르신들만 계셨어요 그 카드캡처님이 청년회에 계실듯한 동네였습니다.
그 상황에서 단호하게 처리할 자신이 없더군요. 그 상황이 견디기 힘들었을 거에요.
자세히 말씀드리진 않았지만, 도둑이 있다면서 방방 뛸때 그 동네 사람들 눈초리 받는 것도 불편했고...
그냥 참고 넘기는게 그 당시 제게는 최선의 판단이었습니다. 빠르게 그 마을을 뜨고 싶었거든요.
전 여러분들처럼 용기있고 정의로운 사람이 아닙니다.
질타받는거 무서워하고 속물인 일반인이며, 더군다나 그 마을이 좀 무서웠거든요 ㅋㅋㅋ
분란없이 빨리 뜨는게 상책이다 싶어서 그런겁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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