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은 소설들 #197(문피아, 노벨피아)

https://etoland.co.kr/link.php?n=8438677 복사

1. 회귀수선전(回歸修仙傳) (문피아)
https://novel.munpia.com/346981

국산 선협 루프물입니다.

회사 워크샵을 가던 주인공인데 같은 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과 함께 단체로 선협세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처음에는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조난 당한 상태라 당황스러웠지만
나중에 나타난 수도자들이 주인공 일행 중 재능이 있는 사람들을 하나씩 데려가게 되고, 주인공과 김 부장만 남게 됩니다.

그나마 마지막에 김 주임을 데려가려던 수도자가 주인공과 김 부장을 공간균열을 이용해 사람들이 사는 도시로 보내주게 되죠.
그렇게 다른 세상에서 생활을 시작하게 된 주인공과 김 부장인데 알고보니 김 부장은 천부적인 무공재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의사소통이 안되다보니 두 달동안 구걸을 하며 근처 거지들에게서 언어를 익혔는데
그 후 막노동을 하며 모은 돈으로 김 부장은 삼류무공을 사서 익혔고, 세 달만에 대성해서 무림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표국에서 일하며 점점 고급무공을 배운 김부장은 주인공을 버려둔 채 강호행을 떠나버렸고
30년 후에는 천하제일인의 자리에 올라 무림맹을 창설하고 초대무림맹주가 되었다고 하죠.

혼자 남은 주인공은 아무런 재능이 없어서 지구의 지식을 이용해 비누가게를 차렸지만
제조방법을 훔쳐배운 다른 사람들에 의해 똑같은 가게가 늘어나며 장사가 어려워지게 되고
나중에는 약초도 캐고, 나무도 하며 근근히 생활하다가 늙어죽게됩니다.


그렇게 죽은줄 알았는데 깨어나보니 이세계로 넘어온 첫날입니다.
과거로 회귀한 것이죠.

그 후 1회차와 마찬가지로 재능있는 일행들은 수도자들이 데려가게 되고
주인공과 김부장만 사람들이 사는 도시로 보내집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난 회차와 다른 도시입니다.
회귀는 했지만 운명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죠.

지난 회차와 달리 주인공은 적극적으로 김 부장에게 무공을 익히게 만들고 같이 생활합니다.
이번에도 천하제일인이 되어 무림맹을 창설한 김 부장인데 지난 회차와 달리 주인공도 함께하고 있죠.
무림맹의 책사가 되어 바쁘게 살아가던 주인공인데 어느날 김 부장이 무림맹주 자리에서 은퇴하고 강호를 유람하러 떠납니다.

그 후 주인공도 무림맹 책사 자리에서 물러나 장원에서 유유히 살아가던 어느날 김 부장이 거지꼴이 되어 찾아옵니다.
천하제일인이 되었던 김 부장이지만 그것은 범인들 중에서 천하제일인이었던 것이고
수도자와 손속을 겨뤄보고는 자기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죠.


김 부장은 이제 수도자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무공을 만들겠다며 수도자들을 찾아다니고
월수궁무록이라는 무공을 만들게 되지만 연기기나 축기기는 몰라도 결단기 수도자 앞에서는 소용없었습니다.
무공으로 닿을 수 있는 끝은 이것이라는 것을 깨달은 김 부장은 수도문파에 막내제자로 들어가기로 결심하고
주인공에게 월수궁무록이 적힌 서책을 남기고 떠납니다.

원래 영근이 없는 범인은 수도자가 될 수 없지만, 무공을 익히고 삼화취정을 넘어 오기조원의 경지에 도달하면
수도자가 타고나는 오행영근에 상응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 후 수명이 다하여 늙어죽은 주인공은 또다시 회귀를 맞이하게 되죠.
그렇게 여러차례 회귀를 거치며 주인공도 점점 무위가 높아져서 결국 오기조원의 경지에 도달해서 수도자가 됩니다.


흔치 않은 국산 선협물이기는 한데 초반에 주인공이 재능이 없다는 것을 너무 강조하고
그로 인해 초반 스토리가 질질 늘어지는 것이 단점입니다.
루프물의 특성을 따라 반복되는 부분은 대충 생략하고 다른 전개로 넘어가기는 하는데 이게 1절로 끝나지 않고 엄청 길더군요.
특히 이 부분에서 고구마가 심해서 여기서 하차하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 주인공이 수도자가 되고 나서도 한동안 고구마가 이어지는데 그러다 연기기 중후반쯤 되면
이제 우리가 흔히 아는 선협물 스타일로 넘어갑니다.

중국 선협물도 굉장히 종류가 많아서 경지구분이나 무공과 선술에 대한 묘사가 제각각이며 세계관도 모두 다르죠.
이 소설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었던 학사신공 스타일에 가깝습니다.

다만 학사신공의 경우 그 세계에서 최고가 된 후 더 높은 세계로 비승할 때 기존의 인연들을 찾아가며 마무리를 짓는데
이 소설은 그걸 비슷하게 흉내내기는 하는데 아직 주인공이 약한 상태에서 기존의 인연들과 마무리를 짓습니다.
비승하는 것이 아니라 무림을 벗어나 수도자가 되며 더이상 인연이 이어지지 않게 된 사람들이라던지
혹은 수도자가 된 후 연을 맺었지만 회귀로 인해 관계가 초기화 된 사람을 상대로 주인공 나름대로 마무리를 짓는 것이죠.

근본적으로 이 소설은 회귀로 인해 지난 회차에 맺었던 인연이 초기화되는 것을 굉장히 강조하는 소설이고
주인공의 목표도 회귀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강적을 상대로 고전하는 주인공이 나오는 선협물은 많은데 잘 쓴 글은 이때 파워인플레를 단계적으로 적절하게 잘 묘사하죠.
그런데 이 소설은 처음부터 독자가 선협세계관을 안다는 것을 가정하고 쓴 것인지
무림인이나 수도자들을 강한 것처럼 묘사하면서도 더 높은 경지의 수도자들에 비하면 너무나 약하다는 것을 처음부터 굉장히 강조합니다.

파워인플레의 기본은 강해져가는 주인공 앞에 새로운 강적이 나타나는 것인데
이 소설은 그 전제가 처음부터 일그러진 상태로 시작하다보니 주인공이 강해져도 별로 강해졌다는 느낌이 안 들더군요.
그나마 최신화에서는 좀 나아진 상태입니다.

일단 지금 연재된 72화까지는 아직 주인공이 연기기 후반이지만 축기기는 도달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초반이랑 완전히 달라져서 선협물 느낌이 나기는 나더군요.
전형적인 초반을 참고 넘기면 읽을만해지는 소설입니다.



2. 회귀가 너무 과하다 (노벨피아)
https://novelpia.com/novel/178019

착각계 탑등반 루프물입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탑의 튜토리얼에 강제참가당한 상황이고
튜토리얼의 요정이 나타나서 간단하게 설명해주고 몬스터들을 상대로 생존을 해야하는 전형적인 탑등반물 도입부가 시작됩니다.

이제는 클리셰가 된 탑등반물답게 사람들 중에서 누군가가 상태창을 외치게 되고
실제로 상태창이 나왔다며 좋아하는 사람을 보고 너도나도 상태창을 외치게 됩니다.

주인공도 상태창을 외쳐보고는 특성에 회귀 [EX]가 적힌 것을 발견하게 되죠.
수많은 웹소설을 읽어본 주인공은 사기능력을 골라보라고 하면 항상 언급되는 사망회귀 능력을 자신이 얻었다는 것을 깨닫고
자기가 이 세상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에 떨림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 앞에 보이는 풀숲을 향해 뛰쳐나가게 됩니다.

고블린? 오크? 뭐든 나와보라며 자신있게 달려가던 주인공은 풀잎에 다리를 베여서 피가 나게 됩니다.
그리고는 피해를 입었다는 메시지와 함께 회귀하게 되죠.


회귀능력을 얻은 것은 좋았지만 조금이라도 피해를 입으면 바로 회귀하게 되는 능력 때문에 오히려 굉장히 고생하는 주인공입니다.
풀잎에 베이지 않도록 천으로 팔다리를 감싼다던지, 다른 사람과 다툼이 생겼을때 죽일 생각없이 그냥 가볍게 공격한 것을 맞고 회귀하는 등
회귀가 너무 과해서 원치 않게 루프를 반복하는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회귀자의 특성상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너무나 이질적이죠.
검술에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검술을 빨리 익히기도 하고, 강한건지 약한건지 가늠할 수 없는 주인공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가끔 미래를 아는 것만 같고, 그렇다고 정체를 숨기거나 힘을 숨겼다고 보기에는 너무나 약한 주인공
그로 인해 주변 사람들의 착각은 점점 이어지게 되죠.


주인공은 나름 회귀 전에 얻은 지식이라던지 기술을 숨기려고 노력하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뭔가 어설프고 이상하죠.
그런 주인공이 점점 너무나 과한 회귀에 적응해가며 탑을 등반해가는 스토리입니다.



이번에 읽은 소설은 둘 다 괜찮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