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속에서 예술가로 살기

직장에 바라는 것이 없다는 사람들

동료들과 벽을 두고 지내는 사람들

어차피 회사 관두면 안볼 사람들이니까

어차피 회사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곳이니까

이런 말들이 대단히 싫었다

싫으나 좋으나 하루 열시간을 투자하는 곳에서

사람이든 일이든 날로 먹으려는 심보가

나를 좀먹을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공과사 구분없이도

동료들과 가치있는 인간관계를 맺을수 있을것이라 믿었고

안볼 사람들 일지언정

사람의 존재는 주변과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법이라

아껴주는 사람들을 다시 아껴줄수 있는 그런 관계가

값질 것이라 여겼다

고난은 순환한다

직장을 옮겨 사람이 바뀌어도

그전에 나를 괴롭히던 고민들이 다시 찾아온다

기업은 이익을 위해 굴러가는 곳

고객에게 돈을 빨아들여야하고

근로자에게 노동을 빨아들어야한다

기업인에게 '이해'같은 것은 없다

악은 선을 알지만, 선은 악을 모르듯

노동자가 기업인을 이해할수 없는것은

그들에게 '이해'라는 선한 마음 자체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날파리를

이해하려 않듯

이해할 필요가 없듯

그저 이해의 부재인것이다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규정같은것은

그들에겐 가야할 길에 귀찮은 돌부리일 뿐이고

시에서 진행하는 공사로 회사를 굴리는 이에게

납세하는 시민의 노고란 노숙자의 술주정과 다름이 없다

그들에게 사람에 대한 이해는 단 한줌도 없다

오래도록 일한곳을 관둘때 사무친 것이 있었다

나를 아껴준 사람들에게

한번이라도 더 웃어주지 못했던 것

내 기분이 나빠 쌀쌀 맞았던 것

그들의 소중함을 헤어질때가 되어서야 알았던 것

다시는 그런 경험이 하기 싫었다

그래서..

그래서 매일 얼굴보는 이들을 헤아리고 싶었다

보듬어 주고 싶었다

나는 세상물정을 모른다

나는 서른이 넘은 나이가 되도록

예술이 하고싶어 영화 시나리오를 공부한다

웹툰 작가가 하고싶어 그림을 그려본다

내가 작품에 담고싶던게

사람에 대하여 사무치던 그것이었을 텐데

주말에 어떤 맛난걸 먹었는지 웃던 동료의

천진난만한 웃음이었을 텐데

그것은 내 환상이지

자본을 빨아들이기위해 존재하는 환경에서

그런것은 사치였다

어떤 철학자는 자본주의를 증오하라 말한다

나조차 자본의 개인것은 변함이 없는데

자본주의를 증오하라고?

사랑하는 철학자야

너는 너의 철학으로 돈을 버니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기업의 제약안에서 일하는 나는 자본의 개인것이다

내가 그들을 이해할수 있는 방법

나를 그들에게 이해시킬수 있는 방법

그런 가능성은 단연코 없다

사실 나를 위해 산것이 아니라

쓸데없이 남을 위해 살려한 내 잘못이다

난 그런 그릇이 못되는데 말이다

나는 나의 오덕이 되기로 했다

나를 오롯이 사랑할 것은 나뿐이고

나를 늘 응원할 것도 나뿐이니

이렇게 말해도 여전히 기분이 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