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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 유출하고도 차기구축함 수주”…한화오션, 국수본에 현대중 고발
수정 2024-03-04 18:18 등록 2024-03-04 17:45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의 군사기밀 유출 논란을 둘러싼 한화오션과 에이치디(HD)현대의 갈등이 법적 공방전으로 번질 태세다.
한화오션은 4일 해당 사업과 관련된 군사기밀 유출 과정에서 에이치디현대중공업의 임원이 개입된 정황을 수사하고 처벌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고발장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제출했다. 이 고발 건은 최근 방위사업청이 에이치디현대중공업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 입찰을 제한하지 않는 쪽으로 제재 심의 결과를 내놓자, 한화오션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뒤이어 나온 것이다.
앞서 에이치디현대중공업 직원들은 2012∼2015년 차기 구축함 사업 등과 관련한 군사기밀을 취득해 회사 내부망을 통해 공유하는 등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방사청은 지난달 27일 계약심의회를 열어 “청렴 서약 위반의 전제가 되는 대표나 임원의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며 에이치디현대중공업의 부정당업체 제재 심의를 ‘행정지도’로 의결했다.
청렴 서약 위반이 인정되면 에이치디현대중공업은 5년 이내로 입찰 참가 자격이 제한되거나 방산업체 지정이 취소될 수 있었지만, 제재가 아닌 행정지도를 받음으로써 에이치디현대중공업은 차기 구축함 건조 사업에서 입찰 자격을 제한받지 않게 됐다.
에이치디현대중공업은 군사기밀 유출 사고로 방사청 입찰 때 보안 감점을 받고 있는데, 입찰참가 제한 제재를 받으면 일정 기간 해군 함정 사업에 참여할 수 없어 방사청이 어떤 결정을 할지 업계의 관심이 컸었다.
한화오션은 “기밀 탈취는 방산 근간을 흔드는 중대 비위임에도 방사청은 현대중공업 대표와 임원이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이유로 제재를 면제했다”며 “방위산업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범죄 행위를 저지른 현대중공업의 대표와 임원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화오션 쪽은 5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발 배경을 설명할 방침이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7조8천억원을 들여 해군의 6천t급 차기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의 개념 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에이치디현대중공업이 수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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