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일기 시리즈 - 코라클 33

연주자를 섭외할 때는 그 연주에 대한 대가를 준비하여야합니다. 왜냐하면 제작자가 원하는 무언가를 해주기때문이지요. 반대로 연주자 또한 자신의 연주에 대한 대가에 맞게 준비하여 연주를 해야합니다. 그런데 음악은, 노래는, 연주는 사람의 몸을 이용하여 내는 목소리나, 악기를 울려 내는 소리가 공기를 통해 전달되는 것으로 어떤 유형의 물질적인 결과를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측정장치나 저장장치를 통해 소리의 내용과 정보를 저장하고 판단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그 자체에 어떤 기준을 적용하여 가치가 있고 없음을 판단하기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비물질적이고 주관적인 내용을 하는 것에 대해 그 대가를 책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연주에 대해 어느 정도의 대가를 원한다고 말하는 것 또한 어려운일이지요. 그런데 우리는 일상 속에서 물질적이지 않더라도 어떠한 일을 자기 대신,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해주는 것에 대해 그 대가를 책정하고 지불하는 것에 익숙합니다. 예전에는 사람을 직접 만나 지불했다면 지금은 스마트폰의 어플이나 컴퓨터의 인터넷 결제창을 통해 지불한다는 것이 달라졌을 뿐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어딘가를 가기위해 버스, 택시, 비행기 등을 예약하고 결제하거나 무언가를 먹기 위해 주문하고 배달을 대신해주는 것을 결제하는 것 등입니다. 이외에도 자신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는 것에 대해 예전에는 직접 가서 부탁했다면 지금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하고 있지요.

이렇게 비대면으로 결제를 하는 방식으로 변하면서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요? 직접 가거나 오는데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 비용 등이 줄어들면서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그 노력과 비용이 줄어드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비대면 결제 과정에서 필요한 결제 정보의 전달과 관리 등 

새로 들어가는 노력에 대해서 그 대가가 추가됩니다. 그리고 먼저 결제하고 나중에 비물질적인 무언가를 받던지 아니면 먼저 비물질적인 무언가를 받고 후불로 결제하는 방식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러나 음악 연주와 같이 비물질적인 무언가를 원하고, 하는 각 당사자는 그 대가의 지급에 있어서 약자의 입장에 있습니다. 사람은 언제나 원하는 무언가를 얻은 뒤에 사후적으로 그 가치 평가하는 과정에서 저평가되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며, 사전적으로 선불로 지급하기에는 무형의 연주에 대한 보장된 내용이나 그 가치가 실현되지 않았기에 불안한 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음악 연주가 아니라도 무형적인 서비스의 미확정된 결과라 할지라도 선불로 지급하는 모습을 보이는 영역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러나 음악 연주에 있어서는 아직도 후불로 주는 문화가 존재하며 연주의 가치에 대해 저평가되어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자신이 못하는 것, 원하는 것을 대신 해준다는 점에서 충분히 그 값어치를 인정받아야하지만 도리어 못받는 경우도 많지요.

하지만 동시에 음악 연주의 가치만큼의 대가에 비해 그 음악 연주가 부족한 경우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황마다 당사자마다 처한 여건이 다르기에 각자의 되는 범위 안에서 서로 맞춰나가게됩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두세사람으로 실행하는 일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하게되는 것이 음악 연주인만큼 어느 한 사람에게만 집중하게되면 도리어 여러 사람이 함께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각 당사자들 속에서 음악 연주의 값어치는 어떻게 평가해야할까요? 소문으로만 나타나는 명성을 가지고 판단해야할까요? 연습에 들인 노력과 시간의 양으로 정해야할까요? 반대로 여유있게 준비된 연주에서 책정가능한 금액으로 정해야할까요? 여러 의견과 여러 상황이 있겠지만 서로 맞춰서 조금씩 조정을 해야한다고 저는 생각하고 그렇게 다들 맞춰가는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 할지라도 무형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에게 그 대가가 최소한 부족하지는 않게 책정되고 준비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