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에서는 아직 잘 안 쓰이고 있는 말이지만, 조선국의 웅대한 기상이라는 말이 보다 자주 쓰였으면 합니다.

세간에서 우리나라의 역사상 왕조들 곧 고조선, 부여, 고구려, 신라/발해(다만, 여기서 열국 시대의 대표는 부여, 삼국 시대의 대표는 고구려였듯이, 신라가 발해보다 대표격 국가였지요.), 고려의 기상이라는 말을 쓰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조선의 기상 더 정확힌 조선의 웅대한 기상이라는 말을 잘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조선이 왜 웅대한 기상을 지닌 국가였는지에 대해 증빙하기 위해 아래에 기록들을 수록하겠으니, 참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장녕(중국 명나라 사신단 정사) 이 대답하기를,

"이미 자세히 알았습니다.   중국[明]   조정에서도 조종(祖宗) 이래로   귀국 ( 貴國, 조선국 )을 심히 후하게 대접하였으니,   귀국 ( 貴國, 조선국 )의 사신이 이르면,   중국[明]   조정에서 으레   제일 의   반열 ( 班列 )에 위차(位次)하게 하는데 다른 나라에서는 아직 그러한 일이 없으니 이것이 그 하나이요, 황제(皇帝)께서 신하들에게 연회(宴會)할 때   전상 ( 殿上 )에   시좌 ( 侍坐 )하니 이것이 그 둘째이요,   귀국 ( 貴國, 조선국 )에서 자제(子弟)를 보내어 입학(入學)할 때   고황제(高皇帝, 명 태조 주원장) 께서   국자감 ( 國子監 )에 입학하도록 허락하였으니 이것이 그 세째입니다. 그 나머지 대접하기를 후하게 한 것을 일일이 들기가 어렵습니다.   중국[明]   조정에서 지금 칙서(勅書)를 내린 것도 사건의 시말(始末)을 알아서 저 사람들을 경계하고 금지하여 와서 난(亂)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하고자 함이니, 전하께서는 모름지기 이 뜻을 아시고 명백하게 회주(回奏)하여 주소서."

하였다.

- 세조실록 19권, 세조 6년(1460년) 3월 2일 기묘 1번째기사

또  야인 ( 野人 ) 이나  일본 ( 日本 ) 이나,  삼도 ( 三島 )나  유구국 ( 琉球國 )   같은  사이 ( 四夷 )가 모두  내정 ( 來庭 )하였으며, 아름다운 징조와 이상한 상서가 모두 모이어 만물(萬物)이 흔쾌하게 보니, 운수가 형통하고 아름다운 데에 붙어서 오직  소국 ( 小國 )만이 왕을 사모할 뿐이 아니고,   중국이 우리 전하를 대접하는 데 이르러서도 그  예 ( 禮 )와 그   의 ( 義 )는 옛보다 융숭하고,  열국 ( 列國 )보다  성대 하니, 우리 전하의   공덕(功德)이 성하지 않고서는 그럴수가 있겠습니까?   삼황(三皇) 도 마땅히 도(道)를 양보하고,  이제(二帝) 도 마땅히 덕(德)을 양보하며,  삼후(三后) 도 마땅히 공(功)을 양보할 것입니다.

- 세조실록 45권, 세조 14년(1468년) 3월 25일 乙酉 4번째기사

이제  회간왕(懷簡王) 은  세조(世祖) 의 적자(嫡子)로서 청명(請命)하여 세자(世子)가 되었은즉 진실로 소속(疎屬)에 비유할 것이 아니며, 또 천자가 봉(封)하여   조선 국왕 을 삼았은즉 스스로 높인 데에 비유할 것이 아닙니다. 또 중원(中原)에서 예(禮)를 의논한 대신(大臣)이, 어찌 후사가 된 자는 사친(私親)을 돌아보지 못한다는 의(義)를 알지 못하고서 추봉(追封)하여 왕을 삼았겠으며, 또 어찌 왕을 봉(封)하였다면 마땅히 왕의 예로써 높이는 것을 알지 못하고서 바로 감히 왕을 봉하였겠습니까? 혹은 이르되, ‘번왕(藩王)의 청(請)이라 중국에서 반드시 예의(禮義)로서 절충하지 않았다.’ 고 하나, 신의 생각으로는,  우리 나라는   기자(箕子) 가 봉(封)함을 받은 이래로 대대로 예의(禮義)를 지키었고, 중국도 또한 예의를 지키는 나라로 대우하기를 매우 중히 하였으며,   모든   번국 ( 藩國 )의   우두머리 에 두었은즉, 이제 추봉(追封)하는 명(命)이 또 어찌 우리 나라를 낮추어서 경솔하게 근거없는 일을 하였겠습니까?

- 성종실록 59권, 성종 6년(1475년) 9월 19일 을축 2번째기사

이는 중국의 명나라 조정에서 자국의 조정에 입조해 자국의 조정을 섬겨오는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명사 외국열전' 을 참조해주세요.) 중에서 오직 조선국만을 일등을 넘어 특등, 특별 예우를 해줘왔다는 기록들입니다. 조선국을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의 우두머리에 두었다고 언급되기도 하였지요.

중궁(中宮)이  강녕전(康寧殿) 에 나아가 고명(誥命)과 관복(冠服)을 받고 이어 내외 명부(內外命婦)의 축하를 받았다. 황제의 고명(誥命)에 이르기를,

" 우리 조종이 천도(天道)를 봉행하여 인(仁)이 만방을 덮으므로, 봉작(封爵)의 은혜가 멀다고 해도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러나 내자(內子)를 추봉(推封)하는 의식은 오직   예의지국 ( 禮義之國, 조선국 )에만 특별히 시행하노라. 성헌(成憲)이 구존하니 잊어서는 안 된다.  너   윤씨(尹氏) 는 곧   조선국(朝鮮國) 의 배신(陪臣)  윤지임(尹之任) 의 딸로서 내칙(內則)을 따라 어진 임금의 계배(繼配)가 되었는데, 내정(內政)에 마땅하고 치화(治化)에 도움이 있으리라. 이에 특별히 국왕의 청을 따라   조선 국왕 의 계비로 봉하고 고명을 내린다. 아, 순종함으로 임무를 삼았으니 일찍이 어미의 훈계를 들었고, 경계로 서로 도우니 또한 제사가 내조를 힘입으리라. 언제나 공경하고 삼가 다 같이 아름다운 상서를 맞이하리로다."

하였다. 하사한 관복과 물건은, 주관(珠冠) 1정(頂), 대홍저사협대삼(大紅紵絲夾大衫) 1건(件), 청저사채수권금적계협배자(靑紵絲綵繡圈金翟鷄夾褙子) 1건, 청선라채수권금적계하피(靑線羅綵繡圈金翟鷄霞帔) 1건, 녹세화저사철채수적계단삼(綠細花紵絲綴綵繡翟鷄團衫) 1건, 홍암화저사협오아(紅暗花紵絲夾襖兒) 1건, 청암화저사협군(靑暗花紵絲夾裙) 1건, 아홀(牙笏) 1부(部), 금추두(金墜頭) 1개, 잡색저사(雜色紵絲) 4필, 잡색라(雜色羅) 4필, 서양포(西洋布) 10필 등이다.

- 중종실록 32권, 중종 13년(1518년) 4월 21일 기축 2번째기사

이것은 조선국의 제 11대 임금인 중종의 재위시기 도중인 기원후 1518년경때 중종의 왕비인 윤씨가 중국 명나라 조정에게 왕비로써 책봉된 기록인데요. 특별한 것은 중국 명나라 조정에서 조선국을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 중 예의지국(전세계의 모든 나라들 중에서 동양문명권이 가장 선진적인 곳이여왔는데, 이 동양문명권에서 고급문화를 두고 예의, 인의 이렇게 언급을 해왔습니다.)이라고 여겨서 조선국에게만 왕비 책봉을 특별하게 해주었다는 중국 명나라 조정측의 언급이지요. 중국 명나라 조정에서는 조선국을 제외한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에게는 내자 곧 왕비에 대한 책봉을 일체 해주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이 되는 바입니다.

정원(政院)이 표류인(漂流人)  이근(李根)   등을 문초하여 그들이 말한 바를 쓰고, 그들이 가지고 온  정해위(定海衛)   영파부(寧波府)   등처에서 준 하정 단자(下程單子) 3장을 함께 아뢰었다. 그중 한 장의 끝에  ‘ 조선 은   예의지국 ( 禮義之國 )이다. 풍속이 문자를 알고 글 읽기를 좋아하니 예우(禮遇)하여야 한다.’  고 써 있었다.

- 중종실록 59권, 중종 22년(1527년) 6월 14일 기미 2번째기사

여기에도 중국 명나라의 정해위 영파부의 관리들 역시 조선국은 예의지국이며, 풍속이 문자(글자)를 알고 글 읽기를 좋아하니 예우하여야 한다고 인식하였음을 알 수 있겠죠.

승지  송순(宋純) 【별전위사(別餞慰使).】 이 복명(復命)하고 이어 아뢰기를,

"26일 천사가   의주(義州) 에 들어갔을 때 신과   신광한(申光漢) 【전위사(餞慰使).】 이 들어가서 예(禮)를 행하고 뒤이어 전하의 문안을 전하면서 ‘먼 길에 오셨다가 갑자기 떠나심이 춘몽(春夢)과 같아 지금도 생각하여 마지않고 계십니다.’ 하였더니 양사(兩使)가 답하기를 ‘우리들 역시 잠시 모셨다가 곧 오게 되어 꿈속같이 지나버린 일들을 마음에 잊을 수가 없더니 또 이렇게 먼 길까지 사신을 보내어 안부를 물어 주시니 감사하기 이를 데 없소.’ 하였습니다. 신이 또 물선 문서(物膳文書)를 올리면서 말하기를 ‘전하께서 신을 시켜 다시 한 잔 올리도록 하셨습니다.’ 하였더니 양사가 ‘매우 감사하오.’ 하였습니다. 신이 또 전교하신 뜻대로 말하기를 ‘내복(內服)과 다름없이 보시어 조서(詔書)와 칙서(勅書)를 반사(頒賜)하시고 또 배신(陪臣)   유인숙 ( 柳仁淑 ) 이 나아갔을 때   표문 ( 表文 )을   봉천문 ( 奉天門 ) 에서 직접 올리도록   특별   배려 를 하여 주신 데다 또   잔치 까지 내리시어 은총이   특별 하시니 그 은혜, 그 경사는 이를 데 없는 것으로서 그러한 제덕(帝德)을 받자옵고 갚을래야 길이 없기에 그 은혜를 이 나라에 베풀어서 백성들과 함께 즐기는 것으로나마 홍은(鴻恩)에 보답할까 한다고 하셨습니다.’ 하였더니 양사가 답하기를 ‘전하의 은택이 나라 안에 널리 퍼져 매우 기쁘더이다.’ 하였습니다.

신이 또 부사(副使)에게 말하기를 ‘노중(路中)에서 지어 보내신   경회루   잔치 에 대한 부(賦)를 보고 감사와 기쁨을 금치 못했습니다.’ 하였더니 부사의 대답이 ‘시체(詩體)에 맞는 것도 아니어서 감히 부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을 또 그렇게 치하까지 해 주시니 너무 감사할 뿐이오.’ 하였습니다. 예를 마치고서 신이 작별을 고했더니 양사는 ‘시를 써 주고 싶으니 내일 다시 오시오.’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그 다음날 신이   신광한(申光漢) 과 함께 갔더니 각기 율시(律詩) 1수씩을 써 주면서 양사가 또 말하기를 ‘국왕께 드릴 사장(謝狀)은 이미   소 찬성(蘇贊成) 에게 주었소.’ 하였습니다. 그러자   소세양(蘇世讓) 이 신에게 말하기를 ‘천사의 간서(簡書)를 내가 가지고 가서 올려야 당연하지만 그대가 나보다 먼저 가서 복명을 해야 할 것이니 먼저 가지고 가서 올리는 것이 좋겠소.’ 하였으므로 신이 가져와 아뢰는 것입니다."

하니, 알았다고 전교하였다.

【화찰(華察)의 서간은 다음과 같다. "동번(東藩)이 어질기로 중국에 소문난 지는 이미 오래입니다. 이번에 다행히 명(命)을 받들고 와 직접 보니 과연 소문대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1개월 간의 왕복이라서 매우 바쁜 일정이었는데도 갖출 예의(禮儀)를 다 갖추고 정문(情文)도 곡진하여 감격을 금치 못하게 하였으며 떠나올 때도 과분한 염려를 베푸셨습니다. 다시 볼 기약없이 한갓 꿈속에서나 그리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작별 후에 이렇게 또 관원을 보내시어 수차에 걸친 전별연을 마련해 주시니 그 친절한 후의(厚意)에 더욱 무어라 감사를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도중에서도 깊은   배려 에 힘입어 아침 저녁 불편을 느끼지 못했고 26일에 무사히 의주(義州)에 닿아 다음날 곧바로 강을 건너기로 하였습니다. 찬성 소세양은 나라의 큰 그릇이었고 통사(通事) 이화종(李和宗) 등도 전하의 마음을 잘 알아 매사에 성의를 다하였습니다. 지난번 듣기에 조정의 은덕을 널리 펴기 위하여 금년 전조(田租)를 감면하겠다고 하였는데 그야말로 매우 훌륭한 일로서 아마 소 찬성 이하도 추급(推及)한 바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지금 찬성이 반명(反命)하는 편을 이용하여 이렇게 몇 자 적어 사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누차에 걸친 융숭한 예우를 받고도 정중한 뜻에 어김이 있는 것 같아 아무래도 불공(不恭)을 범했다는 심정으로 아울러 사죄를 드리오니 혹시 이 마음을 이해해 주신다면 그 이상 다행이 없겠습니다." 설정총(薛廷寵)의 서간은 다음과 같다."한저(漢邸)에서 5일을 안식하는 동안 베푸신 정과 후의에 대하여는 말로 다 사례할 수 없고 여러 차례 융숭한 예우를 받고서도 명(命)을 거스림을 면치 못한 것 같으나 원래 불공(不恭)하려는 생각에서 그런 것은 아니었음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벽제(碧蹄)를 출발한 지 10일 만에 강을 건너기까지 천시(天時)와 인사(人事)가 모두 순조로와서 그게 모두 빈틈 없는   배려   덕분으로 생각되어 기쁜 마음 가눌 길 없었습니다. 게다가 겹치고 겹친 전별연에 많은 관원이 동원되었는데 비록 뒤에 만날 기약은 없지만 그 감격 마음에 새겨 두고 있습니다. 관반(館伴)인 찬성 소세양은 고상하고 무게가 있으면서도 부지런하고 민첩하여 이미 간택의 대상이 되었으니 그 인품에 대하여 잘 알고 계실 터라 굳이 덧붙일 말이 없거니와 여러 종사관들도 모두 맡은 바에 열과 성을 다하였고 그 중에서도 역사(譯使) 이화종·박지(朴址)는 더욱 훌륭했었습니다. 어진이를 골라 쓰고 능력자에게 일을 맡기는 것은 나라의 대병(大柄)으로서 제가 감히 간여할 것은 아니지만 정분(情分)으로 보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집각(集刻) 건에 대하여는 와자(訛字) 등을 교정한 다음 그 중 쓸 만한 것만을 골라 새기고 싶다고 지난번 이미 말씀드린 바 있고 아울러 소세양에게도 부탁하였기에 여기 다시 말씀 드립니다. 지면이라서 드리고 싶은 말을 다 쓸 수가 없습니다."】

- 중종실록 90권, 중종 34년(1539년) 5월 3일 경오 3번째기사

○乙巳   朝鮮 國王(조선국왕)李懌差陪臣戶曹參判柳仍淑 柳仍淑:廣本淑作洲。   等奉表貢方物賀上 廟號尊謚及 睿宗獻皇帝祔享 太廟配享 明堂禮成 上以   朝鮮 為 禮義之國(조선국을 예의지국으로 여겼기 때문에)   奉職惟謹特御   奉天門引見(봉천문에서 인견하였으며)   其使臣賜宴于禮部

- 世宗肅皇帝實錄 卷二百二十一 嘉靖十八年(1539년) 二月 六日 1번째기사(이는 중국측의 '명실록' 입니다.)

이는 우리나라측의 기록인 '조선왕조실록', 중국측의 기록인 '명실록' 에 공통되게 기록된 일인데요. 조선 제 11대 임금인 중종의 재위시기 도중인 기원후 1539년경에 조선 사신단이 중국 명나라 조정에 입조하였을 때, 중국 명나라 조정에서 조선이 예의지국(전세계 모든 문명권들 중에서 동양문명권이 가장 선진적인 곳이여왔는데, 이 동양문명권에서 고급문화를 두고서 예의, 인의 이렇게 묘사해왔지요.)이기 때문에, 조선 사신단 정사인 유인숙이 봉천문(황극문)에서 표문(서계, 국서)을 중국 명나라의 임금에게 직접 올리도록 하게 해주는 것(일반적으로는 중국 조정의 예부[현 외교부 해당] 관리가 외국 사신단으로부터 표문을 받아 자국 조정의 임금에게 외국 사신단들을 대신하여 진상해주는 식인데,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 중에서 조선 사신단만큼은 자국 조정의 예부를 거치지 않고 임금에게 직통으로 표문을 올리도록 특별 배려를 해준 것이죠.)은 물론, 조선 사신단에게 잔치까지 하사하는 등 조선 사신단에게 특별 배려를 베풀어주었다고 합니다. 이는 그만큼 중국 조정에서 보았을 때, 조선국이 지닌 국제적 위상이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감히 비할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높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파악하여도 과언은 아니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동지사(冬至使)의 서장(書狀)에,

"신들 일행은 요동을 출발한 이후로 밤낮으로 길을 배로 재촉하여 11월 18일에 북경에 도착했었습니다. 20일에 홍려시(鴻臚寺)에 단자(單子)를 제출하고 21일에 조당(朝堂)에 알현하였고 22일에 표문(表文)·자문(咨文)·방물(方物)을 모두 무사히 헌납(獻納)하였습니다.  25일 동지(冬至)에는   황제 가   궐내 ( 闕內, 궁궐 내부 )에서   자성 ( 慈聖, 당시 명나라의 제 13대 임금인 신종[만력제]의 어머니 )께 친히 하례드렸기 때문에   외정 ( 外庭, 외국 조정 )에서의 하례는 정지하고 신들(조선국 사신단)에게만 예를 행하게 하였으므로 신들은 또 오문(午門) 밖으로 나가서 전처럼 예를 행했습니다.  5일에 하마연(下馬宴)에 참여하였고 13일엔 상사(賞賜)를 받고 곧 상마연(上馬宴)에 참여하였습니다. 17일엔   험포(驗包) 했고, 20일에 조당(朝堂)에 하직을 고하고 옥하관(玉河館)을 출발, 다시 통주(通州)로 돌아와, 통사(通事)    강세영(姜世英)   을 먼저 보냅니다.

중국   조정에는 별로 긴요한 기별이 없습니다.   황제 는 3일·6일·9일의 시조(視朝)를 모두 생략했습니다. 중로에서 신들이 듣건대 내년에 있을 황세자 책봉에 대한 성지(聖旨)가 이미 있었다고 하였으므로 북경에 도착하여 다시 더 알아보니 옥하관 부사(玉河館副使)·서반(序班)·예부 서리(禮部胥吏) 등이 모두 ‘내년에 제반 일을 준비하고 내후년 봄에 책봉하라는 성지가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또 통보(通報)를 얻어 보니 지난 11월 5일 내합(內閤)에서 성유(聖諭)를 접출(接出)하였는데 ‘태자 책봉의 일을 내년에 각 해당 관서에 전하여 돈과 양식을 준비토록 할 것이며 내후년 봄에 책봉을 거행하도록 하라. 각 관서가 소요(騷擾)하여 더욱 지연되는 것을 다시는 허용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그 허실을 알아보기 위하여 통사   이춘란(李春蘭) 을 시켜 제독 주사(提督主事)에게 ‘듣건대 조정에 책봉 대례(冊封大禮)가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 배신(陪臣)이 이곳에 왔으니 알지 않을 수 없다. 사실을 분명히 알고 가서 우리 국왕에게 보고하게 하여 달라.’ 하였더니, 대답하기를 ‘그러한 의견은 있으나 성지(聖旨)가 과연 있었는지는 나는 아직 모른다.’고 하였습니다. 그의 말을 살피건대 자못 숨기려는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말은 전부터 있었지만 사실 여부를 모르는 이상 경솔하게 장계를 드리기는 어려운 형편입니다. 지금은 성유(聖諭)와 통보에 분명히 쓰여 있었는데 과연 거행할는지 그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일이 중대하므로 우선 들은 대로 써서 치계합니다. 또 이번에 군관 부장(軍官部長)   최철곤(崔鐵崐) 이 중도에서 병을 얻어 이달 8일에 옥하관(玉河館)에서 사망했습니다."

하였는데, 입계하니, 예조에 내렸다.

- 선조실록 25권, 선조 24년(1591년) 1월 14일 신해 1번째기사

이것은 잘 보시다시피, 우리나라의 조선국의 제 14대 임금인 선조의 재위시기 도중인 기원후 1591년경에 조선국 사신단이 중국 명나라 조정에 입조해있을 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한 기록인데요. 당시 중국 명나라의 제 13대 임금인 신종(만력제, 본명은 주익균)이 자신의 어머니인 태상황후에게 직접 하례를 드리는 날이였기 때문에 외정 곧 외국 조정들은 중국 명나라의 제 13대 임금인 신종에게 하례를 드릴 수 없었는데, 오직 조선국 사신단에게만 특별 배려를 해줘서, 조선국 사신단만은 예외로 중국 명나라의 제 13대 임금인 신종에게 하례를 드리게 조치했다고 해요.  이는 중국의 남북조 두 조정이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 중에서 고구려국만을, 중국의 당나라 조정이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 중에서 신라국만을, 중국의 송나라 조정이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 중에서 고려국만을 편애해온 것의 연장선상(중국의 명나라 조정이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 중에서 조선국만을 편애해온 것을 의미합니다.)이라고 여겨도 무방할 것입니다.

참조로 말씀드리자면, 여진족이 세운 금나라는 최전성기 당시에는 거란족의 요나라를 대대적으로 침공하여 멸망시켰고, 중국의 송나라를 대대적으로 침공하여 정강지변을 일으켰고, 송나라의 수도(도성, 도읍)인 개봉(카이펑)성까지 함락하고, 송나라를 장강(양자강, 양쯔 강) 이남으로 밀어냈을 정도였지요. 이러한 금나라가 침공하지 않은 유일무이한 국가가 바로 우리나라 곧 고려국이였지요. 이는 고려국의 제 16대 임금인 예종의 재위시기 도중인 기원후 1100년대 전반에 예종의 어명을 받든 윤관 장군이 이끄는 총 17만명의 고려국 대군이 여진 정벌에 성공한 영향이 가장 컸다고 볼 수 있죠. 금나라는 고려국과 전쟁을 벌이지 않고, 상호간 대외적 관계에서 역상하관계를 체결하는 것에 만족하였지요. 이는 조선왕조실록  명종실록에도 언급되있을 정도죠.

이를 보면, 세간에서 아직 보편화된 인식은 아니지만, 조선국의 웅대한 기상이라는 표현을 써도 무리라고 할 수 없는 인식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흥미로우니만큼, 유익한 참조가 됐으면 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ㅎ